[3~4월 강의질문] 질문드립니다.
- 작성자
- 김병찬
- 등록일
- 2018년 09월 05일 10시 12분
- 조회수
- 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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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감사합니다. 질문하신 순서대로 답변드리겠습니다.
1.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우리는 알 수 있는 것은 공리주의는 덕을 바라지 않는다는 비판에 대응하기 위해 밀은 행복과 마찬가지로 덕 또한 그 자체로 바람직하다는 것을 공리주의에 입각하여 증명하려 했다는 것이고, 에피쿠로스는 그러한 증명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추측건대(단지 추측일 뿐입니다.), 에피쿠로스는 밀과는 달리 당시 사람들로부터 그러한 증명을 요청받은 적이 없고, 그래서 밀이 가졌던 증명의 부담을 느끼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2. 두 주장이 어떤 맥락에서 나온 것인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민주정에 대한 옹호는 이상적인 정치 체제를 논하는 맥락에서 행해진 것이고, 입법권과 집행권의 분리 주장은 넓은 영토와 많은 인구를 지닌 당시 현실을 반영하여 행해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상적인 정치 체제를 논할 때, 루소는 항상 민주공화정이 최선의 정치 체제라고 주장합니다. 심지어 사회계약론에서 언급하신 주장을 하면서도, 루소는 민주정은 이룩될 수 있고, 또한 그것이 안정적으로 지속될 수 있음을 증명하겠다고 약속합니다. 불행히도 사회계약론에서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습니다만, 어쨌던 루소가 민주공화정을 이상적인 정치 체제로 보았던 것은 확실합니다.
3. 정약용에 의하면, 영명, 즉 영명지심에는 선을 좋아하고 악을 싫어하는 본성(性)와 선을 행할 수도 있고 악을 행할 수 있는 재량권(才), 그리고 실천 성향과 관련하여 선보다는 악을 행하기 쉬운 경향성(勢)이 존재합니다. 선보다 악을 행하기 쉬운 경향성이 있는 이유는 인간이 심신묘합체이고, 그래서 인간의 영명지심은 몸에서 발생하는 욕구에 의해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정약용은 이러한 성, 재, 세라는 세 이치로 이루어진 영명의 기호를 논하면 영명에는 영지의 기호와 형구의 기호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여기서 영지의 기호란 영명의 성과 관련되고, 형구의 기호는 영명의 세와 관련됩니다.
4. 정약용은 맹자의 ‘사단 확충’을 도덕적 직심인 사단지심이 인륜관계 속에서 확충되어 인의예지라는 인륜의 덕을 이루는 것으로 해석하고, 이를 맹자의 본의라고 봅니다. 아시다시피 주희는 이와는 다른 관점을 지니고 있지요.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맹자와 정약용 혹은 맹자와 주희를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입니다. 두 학자는 모두 자신의 해석을 맹자의 본의라고 주장하고 있으니까요. 어느 해석이 맹자의 입장에 더 부합하는지는 제 수준에서 말씀드릴 수 없고, 또한 시험 준비라는 측면에서 볼 때 중요한 주제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박성재 회원님의 글] ▒▒▒▒▒▒
1. 에피쿠로스는 덕과 관련하여 덕은 행복(최고선)이라는 목적 실현을 위한 본질적 수단이지만 수단이 곧 목적은 아니므로 덕은 그 자체로 바람직한 것은 아니며 따라서 덕복일치를 부정하였는데 밀은 덕과 관련하여 덕은 행복(최고선)이라는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본질적 수단이므로 목적과 수단은 분리될 수 없다는 점에 근거하여 행복을 바라는 사람은 덕도 그 자체로 바랄 것이므로 덕은 그 자체로 바람직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결국 에피쿠로스와 밀 둘 다 덕에 대해 쾌락 획득을 위한 본질적 수단이자 목적과 수단의 불가분의 관례고 간주한 것 같은데, 어떻게 에피쿠로스는 덕에 대해 그 자체로 바람직한 것이 아니라고 했고, 밀은 덕에 대해 그 자체로 바람직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가능한지 궁금합니다.
2. 2016 루소 기출에 보면 ‘법률을 제정하는 사람이 그 법률을 집행하는 것은 좋지 않다’ 라고 하였는데, 루소는 민주공화국을 최선의 국가라고 보았다면 주권자와 국민의 이해관계가 일치되면서 주권자가 곧 입법권과 동시에 집행권을 소유한 민주정이 왜 좋지 않다고 본 것인가요?
3. 정약용에 따르면 인간은 기와 영명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때 영명은 상제로부터 부여받은 것으로서 선을 추구하는 경향성, 악을 행할 수 있는 경향성, 선악을 선택할 수 있는 자주의 권한을 포함하고 있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영지의 기호뿐만 아니라 형구의 기호도 상제로부터 품수받은 것인가요?
즉, 상제로부터 품수받은 것은 영지의 기호와 자주지권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악을 행할 수 있는 경향성도 상제로부터 부여받았다고 한 것이 혼동이 됩니다.
4. 맹자와 정약용의 '사단 확충'의 의미 차이에 대해 여쭙고 싶습니다. 맹자는 사단을 확충하여 사덕을 온전히 함양, 실현할 수 있다고 보았고, 정약용은 사단을 시발점으로 하여 지속적인 도덕적 실천을 통해 인륜의 덕인 사덕을 온전히 실현할 수 있다고 하였는데, 결국 둘 다 사단을 확충하여 사덕을 실현한다는 점에서 둘의 '사단 확충'에 대한 입장이 같다고 보아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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