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강의질문] 질문드립니다.
- 작성자
- 김병찬
- 등록일
- 2020년 03월 17일 13시 33분
- 조회수
-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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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감사합니다. 질문하신 순서대로 답변드리겠습니다.
1. 덕이란 어떤 일을 잘 할 수 있는 내적인 성질 혹은 능력입니다. 그러므로 지적인 덕이란 이성이 자기 일을 잘 할 수 있는 내적인 성질 혹은 능력입니다. 이성의 일 혹은 기능이란 추론을 통해서든 직관을 통해서든 진리를 인식하는 것이고, 나아가 올바른 행동을 하기 위해 목적과 그것의 실현을 위한 수단을 사려하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지적인 덕을 지닌 사람은 당연히 이성 인식의 대상인 자연법에 대한 참된 앎을 소유한 사람일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적인 덕을 ‘자연법을 인식하는 능력의 탁월성’으로 정의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지적인 덕은 이성의 인식 활동에 있어서의 탁월성이지 단순히 자연법을 인식하는 이성 능력의 탁월성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도덕적 덕의 본질은 선을 실현하기 위해 행동과 감정을 잘 선택하는 것과 관련된 탁월성입니다. 따라서 도덕적 덕을 소유한 사람은 지성이 알려주는 목적 혹은 자연법(도덕원리)에 따라 감정과 행동을 잘 선택하는 사람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도덕적 덕을 ‘자연법에 따라 살아가기 위해 비이성적인 부분의 욕구를 절제하는 것’으로 정의하는 것은 도덕적 덕의 의미와 정확히 부합하지 정의라 할 수 없습니다.
초자연적인 행복 혹은 지복은 이성과 욕구라는 인간의 자연적 능력의 탁월한 발휘만으로는 획득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지복에 이르기 위해서는 또 다른 원천이 필요한데 그것이 종교적 덕입니다. 요컨대 종교적 덕은 초자연적인 행복 혹은 지복에 이르기 위해 요구되는 덕입니다.
2. 공이란 ‘인연이 화합하여 생겨난 것은 자성이 없음’을 의미하는 용어입니다. 이처럼 일체는 자성이 없으며 공이고, 공 또한 자성을 지닌 실체가 아니므로 공도 공입니다. 즉, 공도 공이므로 일체가 공이라는 것이 공공의 의미입니다.
종공입가(공을 따라 가를 들이다)의 의미는 무엇인가?
공이란 인연이 화합하여 생겨난 것은 자성이 없음을 의미하는 용어이고, 인연이 화합하여 생겨난 것은 가이므로, 공으로 말하면 그것에 반드시 가가 들어옴을 표현하는 것인 종공가입입니다.
3. 부처의 세계와 지옥의 세계를 포함하는 삼천세계는 원융회통하고, 이러한 삼천세계는 곧 중생의 일념이므로, 중생이 마음에는 원융회통하는 부처의 세계와 지옥의 세계가 구족되어 있다는 것이 천태종의 일념삼천설 혹은 성구설의 핵심 주장입니다. 이처럼 중생의 마음에 부처의 세계와 지옥의 세계가 구족되어 있기 때문에, 중생의 마음에 선성과 악성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이 천태종의 입장입니다.
4-1. 심생멸문이란? 심생멸문의 체로서 여래장(깨달음, 불생불멸의 청정심)이란? 생멸문의 용어로서 미혹 혹은 생멸의 염오심이란? 심진여문과 여래장의 관계는 무엇인가?
일심의 불생불면의 청정심이 심진여문이다.
여래장(심진여문)을 바탕으로 일어나는 미혹한 마음이 심생멸문이다.
생멸의 염오심과 불생불멸의 정정심이 불일불이의 불가분의 관계로 화합해 있는 것이 아뢰야식이다.
대승기신론의 아뢰야식은 여래장과 유식파이 아뢰야식이 종합된 진망화합식이다.
4-1. 생멸문의 체는 불생불멸의 청정심인 여래장이고, 무명을 조건으로 하고 여래장을 체로 하여 생겨난 것이 생멸의 염오심입니다.(바다와 파도의 예를 생각해 보시면 이해되시리라 생각합니다.) 이처럼 불생불변의 청정심인 여래장과 생멸의 염오심이 체용 관계로 일체를 이루고 있는 것, 달리 말해서 여래장과 생멸의 염오심이 불일불이의 불가분의 관계로 화합해 있는 것을 대승기신론에서는 아뢰야식이라 합니다. 그리고 대승기신론에서 말하는 진망화합식은 이러한 아뢰야식을 지칭하는 것입니다.
4-2. 대승기신론의 아뢰야식이 진망화합식입니다. 그런데 여래장은 곧 마음의 진여의 측면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진망화합식은 일심의 진여의 측면과 미혹의 생멸의 측면이 불일불이의 관계로 일체를 이루고 있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4-3. 생멸의 염오심은 무명을 조건으로 하고 여래장 혹은 심진여문을 체로 하여 나타난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여래장에 이미 망념이 있고, 망념에 이미 여래장이 있으며, 진여문에 생멸문이 있고 생멸문에 진여문이 있으며, 이법계에 온갖 사들이 있고, 사들의 세계에 이법계이 이미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진망화합식이라 하는 것입니다.
5. 아뢰야식은 나와 외부 세계를 가설하여 분별하는 망념의 토대가 되는 식입니다.
6. 돈오는 본질적으로 관행을 통해 자신의 공적영지한 본 마음의 곧 부처의 마음이고 자신의 본래 성품이 곧 부처의 성품을 단박에 깨닫는 것이지만, 지눌은 돈오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화엄의 교리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 [노유리 회원님의 글] ▒▒▒▒▒▒
교수님 항상 열정적인 강의와 친절한 답변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1. 아퀴나스의 자연적 덕에서 지적인 덕과 도덕적 덕이 존재하는데,
지적인 덕: 이성의 탁월한 활동을 통해 형성되는 덕
도덕적 덕: 비 이성적인 부분의 욕구하는 덕으로 욕구를 이성의 규칙에 따르게 하여 중용을 실현
덕은 능력이자나요... 혹시 지적인 덕은 자연법을 인식하는 능력의 탁월성이고 도덕적 덕은 그러한 자연법에 따라 살아가기 위해 비이성적인 부분의 욕구를 절제하는 것인가요??
또 우리는 자연법에 따라 살면 신과 가까워질 수 있으나(???) 완전한 행복은 아니기에 신을 소유하지 못하기 때문에 종교적 덕이 필요한거죠????
2. 중국 천태종의 삼제원융과 제법실상의 부분에서
공은 유의 반대말인 무자성의 실상을 지시하는 개념이므로 공 또한 공이다(空空) 이처럼 공은 가를 떠나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사태를 공을 통해 가로 나아간다.(從空入假)
저 문장이 잘 이해가 안되는데, 공= 무자성의 실상 -> 공 또한 공??? 이게 무슨 말이죠..??
종공입가라는 말은 공이 인연화합하여 생긴 것이라 자성이 없는 존재지만 그렇다고 해서 없다고 해서는 안될 존재이므로 반드시 '가'가 필요하기에 공은 가를 떠나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인가요???
3. 삼제원융에 따라서 삼천세계는 분리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였는데 왜 사람마음에 선성과 악성이 구족되어 있는 것인가요?
4. 대승기신론 질문입니다. 교재 p.632 쪽의 도표가 이해가 안갑니다.....
(1) 일심에서 생멸문의 체와 용을 체: 여래장이 발휘된 것 용: 여래장이 발휘되지 못한 미혹의 상태로 해석할 수 있는 건가요??
(2) 깨달음과 미혹이라는 두 측면을 지닌 마음을 진망 화합식이라고 했는데 여기서 진여문+ 생멸문 뿐만 아니라 생멸문에 속하는 아뢰야식 또한 깨달음과 미혹 두가지 존재하므로 아뢰야식 자체도 진망화합식이라 볼 수 있나요???
(3) 교수님께서 생멸문이 무명을 조건으로 하여 망념이 생긴다고 말씀 하셨는데... 이법계인 진열문에 의해서 망념이 생기는거 아닌가요?? 이거는 화엄종이랑 다른 이론이라 무명에서 망념이 생기는건가요??? (무명에서 망념이 생긴다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 화엄종의 진여와 생멸, 대승기신론의 진여와 생멸 그리고 진여문을 이법계 생멸문을 사법계로 표현한 것에 대해 이 두 이론이 연관이 있어보이는 것 같아서 혹여나 이법계에서 망념이 생겨나는 것은 아닌지 궁금합니다...!)
5. 유식학파의 모든 개별자의 존재양식을 설명하는 이론이 유식삼성설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아뢰야식 개별자들의 존재 양식을 판단하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인가요?
6. 교재 p.661 질문입니다. 돈오는 언어로 표현되는 불교의 이론적 가르침에 기초하여 이루어지는 것이기는 하지만~~~ 이라는 부분에서 의문점이 생깁니다.
지눌은 돈오점수를 통해 선교일치를 강조하였습니다. 돈오는 자신의 본성을 단번에 깨닫는 것이고 점수는 정혜쌍수로 마음을 텅비게 하여 제법실상을 보는 것으로 돈오와 점수 모두 선에 해당하는 수행인것 처럼 보입니다.
그렇다면 돈오는 언어로 표현되는 이 문장이 돈오점수를 함에 있어서 반드시 불교의 이론적 가르침이 전제되어야 함을 의미한다는 것인가요? 그래서 교에 해당하는 수행을 의미하는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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