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월 강의질문] 칸트, 밀 질문드립니다!
- 작성자
- 김병찬
- 등록일
- 2021년 04월 13일 22시 45분
- 조회수
-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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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감사합니다. 질문하신 순서대로 답변드리겠습니다.
1. 칸트는 “실천 이성의 참된 사명은 선의지를 창출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합니다. 이 주장을 좀 더 정확히 해석하면, 그것은 실천 이성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은 도덕적으로 가치 있는 행위의 직접적 동기가 되는 선의지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칸트에 의하면, 의지는 의지의 원리인 도덕법칙에 의해서만 규정될 때 비로소 선의지가 됩니다. 그리고 도덕법칙을 입법하여 의지를 강제함으로써 의지로 하여금 오직 도덕법칙에 부합하는 행위만을 의욕하도록 이끄는 것이 실천 이성의 작용입니다. 선의지는 이러한 실천 이성의 작용을 통해 존재하는 것이므로, 실천 이성의 참된 사명은 선의지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2. 도덕법칙에 대한 존경은 실천 이성에 의해 확립된 도덕법칙이 의지에 작용한 결과로 생겨난 것이기 때문입니다.
3. 자연적 경향성에 비롯되는 온갖 주관적인 감성과 충동을 배제하고 오직 실천 이성만이 의지에 작용할 때 의지는 선의지가 됩니다. 그런데 인간은 현상 세계 내에서 주관적 감성과 충동의 제한과 방해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따라서 선의지의 실현을 위해서는 주관적 감성과 충동에 의해 제한되는 의욕의 차원과는 다른 차원의 개념적 매개가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의무 개념입니다. 인간은 이 의무 개념에 대한 인식을 통해서 자연적 경향성에서 비롯되는 주관적인 감성과 충동이 아니라 오직 의무만을 자신의 규정 근거로 삼는 선의지 개념에 대한 인식을 이르게 됩니다. “의무 개념은 주관적인 제한과 방해를 받기는 하지만 그래도 선의지 개념을 함유하고 있다.”라고 칸트가 주장한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4. 의무란 법칙에 대한 존경으로부터 말미암은 행위의 필연성입니다. 달리 말해서 의무는 오직 도덕법칙에 대한 존경을 동기로 하여 나온 행위로서, 이성적 존재라면 누구나 반드시 이행해야 할 행위입니다. 따라서 의무로부터 말미암은 행위는 도덕법칙에 대한 존경을 동기로 하여 나온 행위이자, 도덕법칙을 자신의 규정 근거로 삼는 의지인 선의지로부터 나온 행위입니다. 그래서 실천이성에 의해 수립된 실천법칙만을 자신의 규정 근거로 삼는 선의지로부터 말미암은 행위의 필연성이 의무라 하였습니다.
선의지는 의무 의식이 아닙니다. 앞서 말했듯이 선의지 개념은 의무 개념을 통해 인식됩니다. 달리 말해서 의무 의식 속에서 우리는 선의지가 존재함을 인식하게 됩니다. 따라서 의무로부터 말미암을 행위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존재론적으로 선의자가 선행해야 하지만, 인식론적으로는 의무 의식이 선의지에 선행합니다. 그리고 선의지는 오직 의무에 의해서만 규정된 의지로 인식되므로, 그러한 인식에서 의무는 선의지에 선행합니다.
5. 칸트에 의하면, 도덕법칙의 존재 근거는 이성적 존재자의 자유이다. 이성적 존재자의 자유란 인과적 자연법칙으로부터의 완전한 독립성 혹은 의지의 질료로부터의 독립성이자 이성의 힘으로 자신의 의지를 규제할 수 있는 보편성과 필연성을 지닌 도덕법칙을 스스로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입니다. 이러한 자유는 본질적으로 순수실천이성의 능력입니다. 의지의 자율이란 의지의 질료 혹은 욕구 능력의 객관의 규정으로부터 독립하여 오직 실천이성에 의해 확립된 실천법칙만을 자신의 규정 근거로 삼는 의지의 그런 성질입니다. 그러므로 자율적 의지란 자신을 규정하는 내적 근거가 이성 안에 있는 의지, 좀더 정확히 말해서 실천이성에 의해 확립된 실천법칙만을 자신을 규정하는 내적 근거로 하는 의지이다. 요컨대 의지가 자유로운 이유는 그것의 실천이성에 의해 수립된 법칙에 따라 욕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의지의 자율에서 자율이란 곧 실천이성의 자율이다.
6. 도덕감 이론가들은 덕 있는 행위와 성품은 나의 행복 혹은 이익과 무관하게 그것이 가진 성격 그 자체 때문에 우리에게 도덕감을 불러일으킨다고 주장이 합니다. 이 주장과 관련하여 흄의 이론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7. 네. 그렇게 이해하셔도 무방합니다.
8. 칸트에 의하면, 행복은 모든 사람이 자연적으로 추구하는 보편적인 자연적 목적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행복을 추구할 것을 요구하는 행복의 원리가 모든 사람들의 의지를 규정하는 보편적인 원리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보편적인 도덕적 행위의 규범을 제공하는 도덕법칙은 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행복은 본질적으로 주관적이고 상대적인 성격을 지닌 쾌감이고, 그러한 행복에 의해 규정된 의지가 의욕하는 객관 또한 주관적이고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9. 예를 들어 음악을 들으면 반드시 행복해지는 사람에게 있어서, 음악은 행복 실현을 위한 본질적 수단이자 동시에 음악 그 자체가 그 사람의 행복을 구성하는 요소가 됩니다. 덕과 행복의 관계도 이와 같습니다.
▒▒▒▒▒▒ [김나윤 회원님의 글] ▒▒▒▒▒▒
안녕하세요 교수님!
기출 강의를 듣고 칸트와 밀을 공부하다가 질문이 생겨 질문드립니다.
1. 교수님께서 칸트 5번을 설명하시면서 '이성이 선의지를 창출한다.' 라고 말씀하셨는데, 이성이 선의지를 창출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어렵습니다. 이성이 직접적으로 선의지를 만들어내는 것인가요? 혹은 이성이 도덕법칙을 만들어서, 선의지가 이에 대해 존경심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이성이 선의지를 창출한다.'라고 말씀하신 것일까요?
2. 질문 1번과 더불어, 칸트 5번의 원문에 있는 '도덕 법칙에 대한 존중은 실천 이성을 통해 이루어진다.'라는 문장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3. 칸트 7번의 '의무 개념은 주관적인 제한과 방해를 받기는 하지만 그래도 선의지의 개념을 함유하고 있다.'라는 문장이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른 기본서를 한 번 보았는데, 선의지라는 것 자체가 경향성의 영향 아래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선의지일 수 있다는 말이라고 서술되어 있었습니다. 정말 그런 의미일까요..?
4. 질문 3번과 더불어서 교수님의 과거 질의응답을 찾아보았는데요, 교수님께서 의무가 '법칙에 대한 존경으로부터 말미암은 행위의 필연성'이고, '법칙에 대한 존경'이란 나의 의지가 실천법칙에 의해 수립된 실천법칙에 의해 직접적으로 규정되어 있다는 의식이며, 실천법칙에 의해 직접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의지는 선의지이기에, 실처이성에 의해 수립된 실천법칙만을 자신의 규정 근거로 삼는 선의지로부터 말미암은 행위의 필연성이 의무라고 말씀하신 것을 보았습니다. 이전의 저는 선의지란 의무만을 의욕하는 의지이기에 '(시간순으로 나열하면 안 되겠지만, 편의상 나열해보면) 실천이성-> 실천법칙(입법)-> (법칙에 대한 존경)-> 의무-> (의무만을 의욕하는) 선의지' 순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의무에 대한 정의에 따르면, 의무 개념이 있기 전에 선의지 개념이 먼저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의무와 선의지 중 무엇이 더 먼저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른 기본서를 찾아보니 의무의식이 선의지라고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어,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ㅠㅠ
5. 칸트 12번의 '의지의 자율과 타율' 설명 부분을 보면, 의지의 자율이란 '의지가 그 자신에게 법칙인 그런 의지의 성질'이라고 하셨습니다. 의지의 자율이 실천 이성에 의해 확립된 도덕법칙만을 자신의 규정 근거로 삼는 것이라는 것은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1의지가 그 자신에게 법칙인 그런 2의지의 성질'에서 1의지는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의지와 실천이성은 다른 것이 아닌지요..? 저는 의지와 실천이성이 다른 것이라고 생각하여, 실천 이성이 입법하고 의지는 그것을 법칙으로 삼는데 입법하는 실천 이성이 결국 나의 이성이기 때문에 나는 자율이다 이렇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이 문장을 보면 의지와 실천 이성은 같은 것으로 보여집니다.. 의지와 실천 이성은 같은 것인가요? 저 문장은 어떻게 해석하면 될까요?
6. 또한 칸트 12번인데,, 칸트는 자기 행복의 원리와 도덕감 이론을 모두 비판하지만 도덕감 이론이 자기 행복의 원리보다는 도덕성과 그 존엄성에 더 다가서 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덕에 대한 존중을 직접 덕에 돌려서 경의를 표하며, 우리를 덕과 연결시키는 것이 덕이 가져다 주는 이익일 뿐이라고 대놓고 말하지는 않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자기 행복의 원리가 덕이 행복의 수단이라고 말한다는 점에서 뒤의 문장은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앞의 문장인 '덕에 대한 존중을 직접 덕에 돌려서 경의를 표한다.'라는 점이 무슨 의미인지 알기가 어려워서 질문드렸습니다..
7. '인격이 모든 이성적 존재자의 목적이 되는 이유'가, 유일하게 선한 것은 도덕법칙 뿐이며 그렇기 때문에 모든 가치는 그 도덕법칙으로부터 나오는데, 인격이 도덕법칙을 입법하기 때문에 인격이 모든 가치의 근거가 되기 때문에 인격은 모든 이성적 존재자의 목적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이해하면 될까요? 제가 이해한 것이 맞는지 궁금합니다. 혹은 이 외에 인격이 모든 이성적 존재자의 목적이 되는 이유가 있을까요..?
8. 칸트 13번 원문에 '제아무리 사람들이 보편적인 행복을 객관으로 삼는다 할지라도, 결코 의지의 법칙들로 쓰일 그런 준칙들을 제공할 수는 없다.' 부분이 궁금합니다. 저는 칸트가 행복의 원리를 비판하는 이유가 사람들이 (주관적인) 행복의 원리를 따르게 되면, 자신의 주관에 따라 행복을 추구하게 되고, 그래서 보편적인 법칙이 생길 수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는데요. '보편적인' 행복을 의지의 객관으로 삼는 것은 주관적인 행복의 원리를 따르는 것과 다른 것 아닌가요,,? 칸트가 비판하는 행복의 원리가 주관적인 것과 보편적인 것 모두 포함하는 것일까요?
9. 마지막으로 밀에 대한 질문입니다.. 밀은 '덕은 행복을 구성하는 본질적 요소'라고 한 부분을 보았습니다. 덕이 행복에 도달하는 본질적 수단이라는 점은 이해가 되는데, 갑자기 단어를 본질적 요소로 바꾸니 왜 수단이라고 했으면서 본질적 요소라고 하는거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저 '수단'과 '요소'라는 단어를 같은 의미로 사용했다고 보면 될까요?
쓰고 보니 질문이 참 많네요.. 이렇게 많은 질문을 한 번에 올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ㅠㅠ 공부를 미리미리 깊게 해 놓아야 하는데요. 공부는 정말 해도 해도 질문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답변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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