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월 강의질문] 질문드립니다.
- 작성자
- 김병찬
- 등록일
- 2021년 08월 17일 21시 12분
- 조회수
- 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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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감사합니다. 질문하신 순서대로 답변드리겠습니다.
1. 정치적 자유주의에서 합당성 개념을 강조한 이유는 다양한 교리들로 분열되어 있는 민주 사회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 입니다. 교재 213쪽에 서술되어 있는 ‘합당성’의 정의 중 이해되지 않는 점을 좀더 구체적으로 서술하여 올려 주시면 성실히 답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 아닙니다. 정치적 자유주의와 마찬가지로 정의감은 합의 당사자의 주관적 조건으로 가정된 것일 뿐만 아니라 정의의 원칙에 따라 운영되는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이 가진 능력으로 가정되는 것입니다.
3. 이와 기의 이상적 관계에 대한 이황의 입장을 상기하시기 바랍니다. 이황에 의하면, 이는 기의 주재자이고 기는 이의 활동의 재료입니다. 이것이 이와 기의 이상적 관계입니다. 물론 기가 성하면 이의 활동이 제약을 받기도 합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이와 기의 성격이 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황은 이러한 이와 기의 이상적 관계가 온전히 실현될 때 인간의 완전한 의미의 도덕적 주체가 된다고 보았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이황은 마음의 본래 모습을 유지함으로써 성의 온전함을 보존하는 공부, 즉 경 공부를 수양의 근본으로 간주하였습니다.
4. 네.
5. 아테네 민주주의의 전통입니다. 아테네인들은 자유민을 공적 업무에 참여하여 공공동체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권리로 소유한 자로 보았습니다.
6. 네. 모든 법이 시민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법이 모든 시민의 총의에 따라 시민의 자유를 온전히 보장하는 방향으로 제정될 때, 그것은 시민의 자유를 보장하는 기제가 될 수 있습니다.
7. 혼합정은 법이 최고 주권이 되는 정체입니다. 따라서 통치자는 자의가 아니라 오직 법에 의거하여 통치해야 합니다.
혼합정의 운영 주체는 중간 계급이어야 한다는 주장은 혼합정이 중간 계급의 자의에 따라 운영되어야 한다는 의미의 주장이 아니라, 계급적 당파심으로 인해 자기 계급의 이익에만 몰두하는 부자와 빈자보다는 사회적으로 안전한 계급인 중간 계급이 통치의 주도권을 갖는 것이 공동체를 위해 바람직하다는 주장입니다.
8. 다수의 중간 계급에 의해 운용된다는 말은 통치의 주도권을 다수의 중간 계급이 가져야 한다는 것이지, 중간 계급이 아닌 자유민을 정치 과정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9. 시민이 공공선에 관심이 없고, 정치 참여에 열의가 없으며, 자치 능력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면, 정의로운 법률이 지배하고, 시민의 자유와 평등, 그리고 정의가 실현되는 정체는 성립될 수도 없고 유지될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시민의 덕성은 최선의 정체가 형성되고 유지되는 데 있어서 관건이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시민은 모든 시민입니다.
10. 순수 정체도 좋은 정체입니다만 쉽게 타락합니다. 마키아벨리는 그 이유로 인간의 이기적 본성을 듭니다.
▒▒▒▒▒▒ [김나윤 회원님의 글] ▒▒▒▒▒▒
안녕하세요 교수님!
롤즈 공부하면서 마지막으로 질문드리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 제가 이전에 작성했던 글에 답변해주시는 중일까봐 새로 글을 작성해서 질문드립니다.
1. 『정치적 자유주의』에서 '합당'이란 개념이 중요하게 부각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합당의 개념이 참으로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또한 어떠한 맥락에서 롤즈가 이 개념을 가져왔고, 이 개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조차 잡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합리성은 자유의 맥락에서..? 밀의 선관 형성 능력을 가져와서 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합당성은 어떠한 점에서 롤즈가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제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합당성'은 롤즈가 정치적 자유주의에서 새롭게 사용하는 개념 같은데, 정의론에서는 사용하지 않으면서 정치적 자유주의에서는 이 개념을 새롭게 도입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또한 롤즈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합당성'의 개념을 조금만 풀어서 설명해주실 수 있으실런지요..?
2. 더불어 『정의론』과 『정치적 자유주의』에 공통으로 등장하는 '정의감' 개념을 구분하고자 한다면, 정의론에서의 정의감은 '원초적 입장의 합의 당사자들이 가지는 주관적 조건'이고, 정치적 자유주의에서의 정의감은 '민주 시민의 도덕적 능력'이다. 이렇게 구분해도 될까요? 즉, 정치적 자유주의에서의 정의감이 (합의 상황에서 가져야 하는 제한적인 능력이 아니라) 민주 시민이라면 어떠한 상황에서든 가지는 능력이며, 정의론에서의 정의감은 (합의 상황에서의 합의 당사자들이 가져야 하는, 그래서 합의 이후에는 중요해지지 않는) 원초적 입장에서 합의하는 당사자들이 가지는 주관적 조건이다. 이렇게 보아도 되는 것일까요?
3. 이황 질문입니다. 저는 이황이 경을 중시하는 논리적 흐름을, 리발이기생에서 파생된 본연지성과 기질지성의 관계(본연지성이 기질지성의 성격을 결정)를 바라보는 이황의 입장에 따라 본연지성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마음의 본래 모습을 유지해야 한다. 이렇게 보았습니다. 이는 마음이 미발일 때 성을 보존하고, 이발일 때 성에 따라 정이 드러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경을 해야 한다는 것 같습니다. 경을 하여 마음의 본연의 상태가 유지되어야 마음이 성에 따라 작용하니까요. 그런데 여기에서 문득 의문이 들었습니다. 마음의 기질에 따라 성이 드러나고, 마음의 기질이 청수해야 이발이 잘 이루어질 수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이미 기질의 영향 하에 있는 성을 상정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요..? 즉, 본연지성이 기질지성의 성격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기질에 따라 성이 드러난다는 점에서 이미 본연지성의 역할은 배제되고, 기질의 영향에 따라 성이 드러나는 기질지성만이 남은 것이 아닌가 궁금합니다. 이의 연결선에서 이황의 입장에서 본연지성이 기질지성을 결정하는 것과 경의 수양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궁금합니다.
4. 이황 질문드리고 싶어서 게시판에 들어왔는데 교수님이 답변중이셔서 제 질문에 답변해주신 내용 찬찬히 읽고 다시 들어왔습니다. 교수님 덕분에 이해가 쏠쏠하게 되고 있어서 너무나 기쁩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롤즈 부분에서 제가 이해한 것이 맞는지 확인하고자 한 가지만 더 질문드립니다. 롤즈가 순수 절차적 정의를 '공정한 절차가 마련되고 객관적 기준이 존재하지 않을 때 성립되는 정의'라고 보았을 때, 이 절차는 행동의 절차가 아니라 합리적 사고의 절차라고 하셨는데요. 그렇다면 원초적 입장, 즉 공정한 합의를 위한 가정들의 총체의 집합이 마련된다면, '이 가정들을 바탕으로 삼고 합의를 하는 것= 공정한 절차를 거쳐서 합의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도 되는 것일까요?
5. 아리스토텔레스가 자유를 '정치 참여의 자유'로 보게 된 맥락이 혹시 있는지 궁금합니다. 예를 들어서 키케로 시대에는 비자유인을 노예로 보았기 때문에 자유를 비지배로 보았다는 등의 맥락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6. 아리스토텔레스의 입장에서 법이 시민의 자유를 어떻게 보장하는지 궁금합니다. 법은 인민의 집합적 지혜를 바탕으로 제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들은 그들의 정치 참여의 자유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법을 제정하기 때문일까요?
7. 아리스토텔레스의 혼합 정체는 '법이 최고 권력'이며 '중간 계급에 의해 운용되는' 정체인데, 이 둘이 어떻게 공존하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이해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혼합 정체에서는 법이 최고 권력이어서 통치자와 피치자 모두 법에 의해 지배받는데, 통치자는 중간 계급이며, 이들은 '법에 따라 통치하며 법이 관여하지 않는 개별적인 경우만 조정하는 것'이다. 혹시 이러한 이해의 방향이 올바른 것일까요?
8. 너무 간단한 질문이기는 하지만,, 문득 의문이 들어 질문드립니다. 혼합정체는 다수의 중간 계급에 의해 운용되는 정체인데, 이 중간 계급에 속하지 않는 시민, 즉 통치자가 아닌 시민은 어떻게 정치에 참여하여 공동체의 주인으로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것인가요..? 법은 모든 시민이 참여하여 제정하는 것이고, 통치자는 법에 따라 통치하기에 시민은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아도 될까요?
9.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있어 '최선의 정체가 형성되고 유지되는 데에' 시민의 덕성이 어떻게 도움을 주는지 와닿지 않아 질문드립니다. 최선의 정체는 법의 통치와 중간 계급의 통치 이 두 가지가 핵심인 것 같은데요. '시민의 미덕이란 자유민답게 지배할 줄도 알고 자유민답게 복종할 줄도 아는 것'이라고 할 때 시민의 미덕은 정치에 참여하여 법을 확립하고 중간 계급의 통치에 복종하는 것이라고 보면 되는 것일까요? 그런데 이러한 점이 법의 통치가 이루어지는 데에는 도움을 준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만, 중간 계급의 통치와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ㅠㅠ (그리고 이때의 시민은 중간 계급을 포함한 모든 시민인가요?)
10. 마지막으로 마키아벨리의 좋은 정체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마키아벨리에게 있어 좋은 정체의 조건은 모든 사회 구성원의 자유의 보장과 공정한 법의 지배입니다. 그렇다면 좋은 정체인 순수 정체는 이러한 두 조건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도 되나요? 그런데 공정한 법이 지배하는데, 어떻게 정치 권력을 사회의 특정 집단이 독점하며, 어떻게 순수 정체가 타락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순수 정체의 '정치 권력을 사회의 특정 집단이 독점한다는 것'과 '순수 정체가 타락하는 것'이 좋은 정체인 순수 정체의 '공정한 법의 지배' 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인가요..?
저녁 시간에 고생 많으십니다.
맛있는 저녁 드시고 좋은 하루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
다음 주 강의 시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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