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0월 강의질문] 질문드립니다.
- 작성자
- 김병찬
- 등록일
- 2021년 10월 27일 14시 04분
- 조회수
- 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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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감사합니다. 질문하신 순서대로 답변드리겠습니다.
1. 주자학에 대한 정약용의 비판의 적절성 여부를 평가하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활동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험을 앞둔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학자들의 주장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여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2. 선을 지향하는 마음의 뜻이 참되지 않음이 없으면 원칙적으로 선성이 발현된 마음을 보존할 수 있지만, 때때로 선을 지향하면서도 마음이 사심물욕으로 인해 치우치는 경우가 있으므로, 성의하였다면 정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인용하신 구절의 의미입니다.
3, 4. 왕수인의 논리를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심체는 곧 양지이다.
마음의 사심물욕이 곧 바르지 못한 의념이고, 의념이 바르지 못한 까닭은 마음이 양지가 아니라 사심물욕에 의해 이끌리기 때문이다.
마음이 사심물욕에 의해 이끌리면 양지의 작용은 막히게 된다. 달리 말해서 심체의 바름이 드러나지 못한다.
마음의 사심물욕을 제거하면, 즉 의념의 바르지 못함을 제거하면, 양지의 작용이 온전해 진다. 달리 말해서 심체의 바름이 회복된다.
따라서 사심물욕을 제거하면 양지가 온전히 드러난다'는 문장과 '의념의 바르지 못함을 제거하면 심체의 바름이 온전히 회복된다'는 문장은 동일한 의미를 지닌 두 문장이다.
5. 치양지란 ‘나의 양지에 사욕이 끼어들지 못하게 하야 양지의 지극함에 이르는 것’이고, 성의란 마음의 사심물욕을 제거하여 양지의 온전함을 실현함으로써 의념으로 하여금 선을 좋아하게 하고 악을 싫어하게 하는 공부’입니다. 이처럼 성의의 본질은 마음의 사심물욕을 제거하여 양지의 온전함으로 실현하는 것이므로, 그것의 곧 치양지입니다.
▒▒▒▒▒▒ [김나윤 회원님의 글] ▒▒▒▒▒▒
안녕하세요 교수님!
질문드리고 싶은 게 있어서 오랜만에 들르게 되었습니다.
1. 정약용이 '기질이 불선이라고 보는 성리학의 입장'에 대해 비판하는 부분에서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기질이 불선이라는 입장에 대한 정약용의 비판은 '기질에서 비롯되는 사욕만 억제하면 선이 실현되기에, 성리학의 입장은 인간의 자율적 실천을 무시한다.'와 '기질이 불선의 근원이라면, 불선은 결정되어 있는 것이며 따라서 선을 실천하여 인격을 완성하려는 인간의 자율적 노력은 무시된다.'로 나누어질 수 있는 것 같은데요. 여기에서 '성리학은 인간의 인격을 완성하고자 하는 도덕적 실천을 무시한다.'라는 정약용의 입장이 이해가 가지 않아 질문드립니다. 성리학 또한 기질을 변화시키기 위한(교기질을 위한) 도덕적 선의 실천을 강조하지 않나요?
2. 동양 교재에 있는 원문의 의미 해석이 어려워 질문드립니다. pp. 453-454에 있는 '정심'에 해당하는 원문인데요, 첫번째 두번째 원문의 해석이 어렵습니다. "생각건대 뜻이 성실해지면 진실로 악은 없고 진실로 선이 있게 되니 이 때문에 이 마음을 보존할 수 있고 그 몸을 검속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혹 성의만 알고 이 마음의 보존됨과 그렇지 않음을 살필 수 없다면 내면을 곧게 하여 수신할 수 없다." 마음이 몸을 주관하기에 마음을 보존해야 몸을 검속할 수 있다는 것은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첫 번째 줄에서 '성의 때문에 마음을 보존할 수 있는' 것인가요? 즉, '성의-> 마음 보존'으로 이어지는 것인가요? 성의와 마음의 보존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성의를 하면 리와 하나가 되기 때문에 마음이 보존된다고 보면 될까요? 그런데 또 리와 하나가 되는 것과 마음이 보존되는 것의 인과관계를 생각해 보면, 마음이 보존되어야 리와 하나가 되는 것 같은데요.
3. 왕수인에 관련하여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왕수인에게 있어서 심체는 천리이자 양지로, 마음에 있는 사심물욕을 제거하기만 하면 양지가 온전히 드러납니다. 이 주장은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또한 왕수인은 의념의 바르지 못함을 제거하면 심체의 바름이 회복된다고 주장합니다. 여기에서 의념은 마음에서 생겨나는 모든 것을 말하기에 저는 의념이 마음이 이발일 때 생겨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어떻게 이발일 때 생겨나는 악함을 제거하는 것만으로도(즉, 미발은 신경 쓰지 않고) 심체의 바름이 회복되지?라고 생각했는데요, 왕수인이 미발 이발을 비판하기에 의념은 (미발이발 구분 없이) 그저 '지선한 심체가 아닌 마음의 모든 것'일 뿐이고 그렇기에 마음의 의념의 악함을 제거하면 양지가 다시 온전히 드러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되는 것일까요?
4. 3번 질문과 연관되는 것으로, '사심물욕을 제거하면 양지가 온전히 드러난다'는 문장과 '의념의 바르지 못함을 제거하면 심체의 바름이 온전히 회복된다'는 문장이 어떻게 동일한 의미를 가지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바르지 못한 의념'이 '사심물욕' 이라고 보면 되는 것일까요?
5. 왕수인에게 있어서 '치양지=성의'의 연결이 어렵습니다. 즉, 치양지와 성의가 어떻게 같은 것인지 그 논리를 생각하기가 어려운데요, 이를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지 도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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