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감사합니다. 질문하신 순서대로 답변드리겠습니다.
왕수인의 ‘대학고본서’, ‘대학문’의 진술을 인용하는 것으로 답변을 대신합니다.
대학의 요점은 성의일 따름이다. 성의하려는 노력은 격물일 따름이다. 성의의 극치는 지어지선일 따름이다. 지어지선의 법칙은 치지일 따름이다. 정심은 그의 본체(심체, 양지)로 되돌아간다는 것이고, 수신은 그 작용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것으로서 자기에 대하여 말할 것 같으면 그것을(심체, 양지) 밝은 덕(明德)이라 이르게 되고, 그것으로써 다른 사람들에 대하여 말할 것 같으면 그것을 친민이라고 이르게 되고, 그것으로써 하늘과 땅 사이에 대하여 말할 것 같으며 다 갖추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선이란 마음의 본체인 것이다. 움직여진 뒤에야 선하지 않은 것이 있게 되지만, 본체의 양지는 모르는 법이 없는 것이다. 의(意)라는 것은 그것이 움직인 것이고, 물이라는 것은 그 일인 것이다. 그 본체의 양지에 이르게 하면, 움직임에 선하지 않은 것이 없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사물들을 접하여 그것을 올바르게 하지 않는다면, 곧 그의 양지를 이르게 하는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치지(=치양지)는 성의의 근본인 것이다. 격물은 치지의 실질인 것이다. 격물하면 양지에 이르게 되고 뜻이 정성스럽게 되어 그 본체가 되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두고 지어지선이라 한다.
'밝은 덕을 밝힌다(明明德)’는 것은 천지만물이 한 몸이 되고 있는 체(體)를 세운 것이다. ‘백성을 친근히 한다(親民)’것은 천지만물이 한 몸이 되고 있는 용(用)을 통달케 한 것이다. 그러므로 ‘밝은 덕을 밝게 한다(明明德)’는 것은 반드시 ‘백성을 친근히 하는 데’ 있게 되며, ‘백성을 친근히 하는 것’은 바로 ‘밝은 덕을 밝히는’ 근거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의 아버지와 친근한 것을 남의 아버지에게도 미치게 하고 온 천하 사람들의 아버지에게 미치게 한 뒤에야 나의 어짊(仁)이 실로 나의 아버지와 남의 아버지와 온 천하의 아버지들과 한 몸이 되는 것이다. 실로 그들과 더불어 한 몸이 된 뒤라야 효도의 밝은 덕이 비로소 밝아지게 되는 것이다. …(중략)… 임금과 신하 및 부부와 친구들은 물론 산천이나 귀신, 새와 짐승이나 풀과 나무에 이르기까지도, 모두가 실로 그들과 친근함으로써 나와 한 몸이 되는 어짊에 도달하게 된다. 그렇게 된 뒤에는 나의 밝은 덕이 비로소 밝아지지 않는 일이 없어서 진실로 천지 만물과 한 몸이 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두고 밝은 덕을 천하에 밝힌다고 말하고, 이런 것을 두고 집안이 가지런해지고 나라가 다스려지며 천하가 평화로워진다고 말하고, 이러한 것을 두고 본성을 다하는 것이라 말하는 것이다.
지어지선과 명덕과 친민의 관계는 마치 그림쇠와 굽은자의 모난 꼴과 둥근 것과의 관계, 자와 길이와의 관계, 저울과 무게와의 관계나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모난 꼴과 둥근 모양을 그리면서 그림쇠와 굽은자에 따르지 않는다면 그 원칙에서 어긋나게 된다. 가볍고 무거운 것을 재면서 저울을 따르지 않는다면 그 표준을 잃게 될 것이다. 밝은 덕을 밝히고 백성을 친근히 하면서도 지극한 선에 처신하지 않는다면 그 근본을 잃는 것이 된다. 그러므로 지극한 선에 처신하여 백성을 친근히 하고 그의 밝은 덕을 밝히는 것, 그것을 위대한 사람의 학문이라 이르는 것이다.
▒▒▒▒▒▒ [최문주 회원님의 글] ▒▒▒▒▒▒
1. 대학 팔조목과 삼강령의 관계에 대한 양명의 입장이 궁금합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주희와 같이 양명 또한 격물, 치지, 성의, 정심, 수신은 명명덕에 해당하고, 제가, 치국, 평천하는 신민에 해당하며, 이 모든 것을 이루어 냄으로써 지어지선의 경지에 이르는 것으로 보는지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2. 1번 질문과 이어지는데요, 양명에 따르면 '성의 = 격물 치지 = 명명덕'입니다. 이때 성의 공부와 명명덕이 동일한 이유는 격물 치지가 삼강령 중 명명덕에 해당하기 때문인가요? 추가로, 학습포인트 20번 문제인 "명명덕은 성의이고, 성의는 격물치지이다."라는 왕수인 주장의 근거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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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주의 댓글
최문주작성일 2022-06-30 11:00:05
원문이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ㅠㅠ 성의 공부는 궁극적으로 관점에 따라 지어지선이자, 명명덕이자, 친민인 것으로 이해하면 될까요?
김병찬의 댓글
김병찬작성일 2022-07-05 20:00:16
네. 왕양명은 주희의 구분법을 따르지 않습니다. 그에 의하면 팔조목의 본질은 공통적으로 치양지이고, 삼강령 또한 치양지와 관련하여 정의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