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감사합니다. 질문하신 순서대로 답변드리겠습니다.
주희 질문
1. “자기 본성을 극진히 하는 것”이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천리로서의 본성을 온전히 실현하여 완전한 도덕적 인격자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면, 그것은 궁리뿐만 아니라 모든 공부의 최종 목적입니다. 즉, 우리가 경을 실천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고, 격물치지하는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따라서 “자기 본성을 극진히 하는 것”이라는 용어로 궁리의 본질을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궁리의 본질은 사사물물에 즉하여 그것의 이치를 탐구하되 극진히 함으로써 천리에 대한 앎의 극치에 이르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궁리만으로는 자기 본성을 극진히 할 수 없고, 궁리와 함께 본성을 함양하는 공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래서 주희는 함양과 궁리를 함께 해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3. 사사물물에 즉하여 그것의 이치를 탐구해야 한다고 해서 모든 사물의 이치를 탐구할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현재 아는 것을 미루어, 즉 현재 아는 것을 전제로 추론하여 새로운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치지의 과정이 바로 이러한 능력을 발휘하여 진지에 도달하는 과정입니다.
4. 격물치지를 비롯한 주희의 모든 공부법은 마음에서 인욕을 완전히 제거하여 천리를 보존하기 위한 공부법입니다. 경의 실천을 통해 마음을 수렴하고, 그러한 바탕에서 지 공부를 통해 선을 알고, 행 공부를 통해 선을 실천할 때 인간은 비로소 인욕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천리를 보존할 수 있습니다.
왕수인 질문
1. 왕수인에 의하면, 우리가 양지의 판단에 따르지 못하는 이유는 마음의 사심물욕 때문입니다. 치양지는 그러한 사심물욕을 제거하여 양지가 판별하고 결정한 것을 힘써 실천함으로써 양지의 지극함을 실현하는 공부입니다. 이처럼 치양지 개념은 선이 무엇인지 아는 측면과 그러한 선을 실천하는 측면을 모두 포괄하고 있으므로 지행합일입니다.
2. 의념이란 외물에 반응하여 마음에서 생겨난 모든 생각, 감정, 의욕을 가리키는 개념으로서, 왕수인은 이러한 의념을 심체 혹은 양지의 작용으로 봅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심체 혹은 양지는 의념의 체고, 의념은 그것의 용입니다. 사단과 사덕은 그 자체 천리인 심체 혹은 양지가 어떤 상황(외물과의 관계)에서 직접적으로 발현된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왕수인은 사덕과 사단을 모두 심체의 표덕이라 부릅니다. 이처럼 사덕과 사단은 외물과의 관계에서 심체가 발하여 드러나는 것이고, 의념은 심체의 작용이므로, 사덕과 사단은 의념의 일종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3. 치양지는 공부의 방법을 가리키는 개념이고, 사덕과 사단은 심체의 표덕입니다. 따라서 사덕사단=치양지라는 등식을 성립할 수 없습니다.
4. 천리는 ‘하늘이 부여한 이치’가 아니라 ‘하늘의 이치’, 즉 천지만물의 이치를 일컫는 용어입니다.
5. 치양지란 심체인 양지를 온전히 실현하는 공부를 의미합니다. 심체인 양지를 온전히 실현하면 도덕적 주체와 외물의 관계가 바르게 되는데, 이런 의미에서 사물이 그 이치를 얻게 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왕수인의 ‘심외무물’ 주장은 마음이 객관적 존재를 수립하는 주체라는 주장이 아니라, 객관적 존재의 참다운 가치, 그것의 이치가 마음을 떠나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결국 마음의 객관적 존재의 참다운 가치와 이치의 실현하는 주체라는 말입니다.
▒▒▒▒▒▒ [이주연 회원님의 글] ▒▒▒▒▒▒
안녕하세요! 주희와 왕수인을 공부하던 중 궁금한 것이 생겨 질문하게 되었습니다.
주희 질문
1. 주희에게 궁리란
인간의 본성, 사물의 이치를 탐구하여 천리를 활연관통하기 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궁리란 자기 본성을 극진히 하는 것이다.
이 문장을 주희에게는 맞다고 할 수 있을까요?
인간의 본성이 곧 천리이니 천리를 활연관통하는 이유 즉 궁리를 하는 이유가 자기 본성을 극진히 하기 위함인지 궁금합니다!!
또한 같은 의미에서 격물치지도 결국 사물(2. 인간 포함이 맞나요?)에 다가가 앎을 극진히 하는 이유가 천리를 관통하기 위함이고 자기 본성을 극진히 하기 위함인지 궁금합니다.
3.. 인간의 본성, 사물의 이치를 <모두> 격물해야 천리를 활연관통할 수 있는 것인가요?
4.. 그리고 인욕을 반드시 제거해야 치지가 가능하다.
라는 문장이 주희의 입장에서는 맞는지 궁금합니다.
궁리할 때 인간의 본성의 입장에서 이를 궁리하려면 인욕이 제거되어야하기 때문에 맞다고 볼 수 있을까요?
위 질문들은 제가 주희의 격물치지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왕수인 질문
1. 왕수인에게 치양지는 사욕을 제거하여 양지를 온전히 실현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도덕적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알고 있는데, 사욕이 이를 방해하고 있어 사욕을 제거하여 양지 즉 앎을 온전히 하면 도덕적으로 올바른 행위를 할 수 있게 되어 지행합일이라고 하는 것인가요?
2. 의념과 사덕사단의 관계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궁금합니다.
의념이 악할 경우 사욕을 제거하면 의념이 바르게 되어 심체의 바름이 회복되어, 마음의 체라고 볼 수 있는 사덕과 사단이 마음의 작용으로서 드러날 수 있는 것이 맞나요?(강의에서 마음과 사덕사단 사이에서 체용관계가 확립된다고 하셔서 이렇게 적었습니다!!)
3. 위 질문에 이어, 심체의 표덕으로서 드러난 사덕사단 = 치양지 라고 생각해도 될까요?
4. 왕수인도 천리가 하늘이 부여한 이치가 맞나요?
5. 왕수인의 치양지가 심외무물과 관련이 있는지, 이를 제대로 이해했는지 궁금합니다.
마음이 사물에 이름=관심가짐=양지를 사물에 실현(이 세가지를 같은 것으로 봐도 될까요?)
그리고 위와 같이 양지를 사물에 실현하게 되면 사물이 이치를 얻게 된다(부모와의 관계에서 효와 같은). 이를 통해 그 사물은 의미를 얻게 됨(심외무물)
좋은 강의와 답변 항상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