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강의질문] 불교 관련 질문드립니다.
- 작성자
- 김병찬
- 등록일
- 2024년 04월 15일 20시 06분
- 조회수
- 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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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감사합니다. 질문하신 순서대로 답변드리겠습니다.
1. 공이 ‘비유비무의 중’이라는 말은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인연이 화합하여 생겨난 것이기 때문에 독립적인 자성을 지닌 실체로(有)로 있는 것이 아니고(非有), 또한 인연이 화합하여 생겨난 것이므로 없는 것도 아니다(非無).’라는 말입니다. 이처럼 공의 세계는 독립적 자성을 지닌 실체들의 세계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비존재의 세계도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연이 화합하여 생겨나는 것들은 독립적 자성을 지닌 실체로 생하는 것도 아니고 영구히 소멸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그것은 상주하는 실체도 아니고 단멸하는 비존재도 아니며, 인연이 화합하여 생겨난 것이기에 다른 것과 같지도 않지만 다르지도 않습니다. 또한 오는 것도 아니고 가는 것도 아닙니다. 이처럼 비유비무는 팔불을 함축하는 개념입니다.
2. 의천이 말하는 ‘관’은 ‘혜’가 아니라 천태선법인 지관입니다. 오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불교에서 ‘혜’란 반야, 즉 세계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아는 최상의 지혜를 말하는 것으로서, 선종과 교종은 모두 그와 같은 지혜를 얻어 깨달음에 얻고자 합니다. 단, 선종은 반야를 얻는 방법으로 선정의 체험을 강조하는 반면, 교종은 불교 이론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통해 반야를 얻고자 합니다. 이 점에 두 종파의 차이점입니다.
▒▒▒▒▒▒ [홍두원 회원님의 글] ▒▒▒▒▒▒
안녕하세요. 교수님, 중관 관련해서 질문이 있어 남겨드립니다.
① 2014년 중관 기출 문제에서는 "그에 따르면 공의 세계는 생겨나지도 소멸하지도 않으며, 불연속도 아니고 연속도 아니며, 동일한 것도 다른 것도 아니며, 오는 것도 아니고 가는 것도 아니다. 그의 이런 주장을 팔불중도라 한다"라고 서술되어 있습니다. 즉, 불생불멸, 불상부단, 불일불이, 불거불래를 공의 성격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의 성격은 비유비무의 중이므로, 불생불멸, 불상부단, 불일불이, 불거불래 역시 비유비무에 해당하는 것인가요?
불생불멸, 불상부단, 불일불이, 불거불래를 자성을 지닌 존재를 비판하고 연기의 실상을 드러내기 위한 주장인 것으로 이해했는데, 이것이 2014년도 기출문제의 제시문에는 공의 성격으로 서술되어 있어 개념 간의 혼란이 있어 질문 드립니다.
② 교과서에서는 "지눌은 정혜쌍수를 내세워 선정을 중시하는 선종을 바탕으로 지혜를 중시하는 교종을 포용하고자 한다"고 하고, 교재에서는 "의천은 “이론 공부”와 “지관병중의 실천수행”을 동시에 강조하는 천태교판을 통해 교선일치를 시도한다"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이 두 문장으로 미루어 보아, 관(혜)이 이론 수행이 아닌 실천수행임에도 불구하고 이론을 중시하는 교종 역시 혜를 중시하는 것인지가 궁금합니다. 달리 말해, 관(혜)은 교종과 선종 모두 중요시하는 것일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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