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월 강의질문] 이황 사단칠정, 아리스토텔레스 관련하여 질문드립니다.
- 작성자
- 김병찬
- 등록일
- 2024년 08월 08일 22시 37분
- 조회수
- 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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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감사합니다. 질문하신 순서대로 답변드리겠습니다.
1. ‘성학십도’에 등장하는 해당 구절은 이황이 ‘사단에도 불선이 있다’는 기대승의 주장을 일정 정도 수용한 결과입니다. 이황에 의하면, 사단만을 두고 말하고, 그것은 이의 발이기 때문에 불선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사단에도 기가 있으므로, 사단을 이와 기의 관계 속에서 살펴보면 이가 발하고 기가 따름으로써 사단이 발한 후 기가 더 이상 이에 순응하지 않고 이를 가리게 되면 선하였던 사단이 불선한 정으로 변한다는 것이 해당 구절의 함의입니다.
2-1. 행위자의 행위가 도덕적 평가의 대상이 된다는 말은 곧 그 행위가 도덕적 칭찬 혹은 비난의 대상이 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도덕적 칭찬 혹은 비난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그 행위에 대해 행위자가 도덕적으로 책임을 져야 함을 의미합니다.
2-2.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후회와 고통을 동반하는 무지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하여 나온 행위만이 비자발적 행위입니다. 따라서 ‘내켜서 자발적으로 하지는 않은 행위’ 중 ‘마지못해 비자발적으로 행한 것’은 비자발적 행위이지만, ‘내켜서 하지 않은 것’은 비자발적 행위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전자에 대해서 행위자는 도덕적 책임을 지지 않지만, 후자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합니다.
▒▒▒▒▒▒ [전성원 회원님의 글] ▒▒▒▒▒▒
질문에 앞서 항상 좋은 강의 감사드립니다.
1. 이황은 리기호발을 토대로 사단의 순선함, 그리고 칠정의 가선가악함(본래 선하지만 악으로 흐르기 쉬운 것)을 강조하였음은 이해하였습니다.
다만 퇴계집의 ’사단은 리가 발하고 기가 그것을 따르니, 본래 순선하고 악이 없지만 리가 발한 것이 완수되지 못하고 기에 가려지면 불선이 된다. 칠정은 기가 발하고 리가 그것을 타니 역시 불선함이 없지만 기가 발한 것이 중절하지 못하여 리를 멸하게 되면 악이 되는 것이다.’ 라는 구절을 읽으며 의문이 들었습니다.
사단은 모두 선해서 이때 기는 리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있는데, 어떻게 리가 발한 것이 기에 가려져 불선으로 흐를 수 있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두 번째 문장은 칠정의 가선가악함을 설명하는 것으로 이해했는데, 두 번째 문장과 첫 번째 문장의 구조나 흐름에 큰 차이가 없어보여서 맥락상 첫 번째 문장도 마치 사단이 불선으로 흐를 수 있는 가능성, 즉 가선가악함의 특징을 가진 것처럼 느껴져 이 문장을 어떻게 이해해야 올바를지 질문드리고싶습니다.
2-1. 먼저, 아리스토텔레스의 행위의 책임 문제를 논하는 데 있어 해당 행위가 ‘도덕적 평가의 대상’이라는 말과 ‘도덕적 책임을 가진다’는 말을 같게 봐도 되는지 궁금합니다.
2-2. ‘후회나 고통을 동반하지 않는 무지에 의한 행위=내켜서 하지는 않은 행위’는 원문에 따르면 ‘자발적으로 하지는 않은 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는 혼합적인 자발적 행위와는 다른 범주에 속하는, 자발적이지 않은 행위 중 ‘자발성과 무관한 행위’라고 이해하여 이는 비자발적 행위와 마찬가지로 도덕적 책임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관련 질문을 찾아보던 중, 강사님께서 내켜서 하지는 않은 행위는 비자발적 행위에 해당하지 않기때문에 책임져야 하는 행위라고 답변하신 것을 보았습니다. 자발적으로 하지 않았음에도 ‘비자발적 행위’라고 규정할 수 없으면 도덕적 책임을 가지는 행위/도덕적 평가의 대상이 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답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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