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강의질문] 이황, 이이 질문
- 작성자
- 김병찬
- 등록일
- 2024년 10월 09일 21시 03분
- 조회수
- 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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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감사합니다. 질문하신 순서대로 답변드리겠습니다.
1-1. 발한 바로 그 시점의 상태와 발한 후 마음의 작용이 개입한 후의 상태를 구분하셔야 합니다. 이황에 의하면, 발한 바로 그 시점에서 사단과 칠정에는 불선함이 없습니다. 그런데 사단은 이가 주가 되어 발하고, 칠정은 기가 주가 되어 발한 것이 사실이지만, 사단에도 기가 있고 칠정에도 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발한 바로 그 시점에서 순선한 사단이라도 이후 기가 이의 작용에 용사하게 되어 이의 작용이 장애를 받게 되면 사단의 순선함은 유지되지 않습니다. 이런 식으로 순선함을 잃어버린 사단은 개념적으로 더 이상 사단이라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황의 정의에 따라 사단은 이가 발하고 기가 발한 이에 온전히 순응함으로써 생겨난 정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단은 순수지선한 정이라는 정의와 사단이 불선으로 흐를 수 있다는 주장에는 모순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황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발한 사단은 순수지선하지만 이후 특정 조건이 주어지면 불선으로 흐를 수 있다는 것이지, 기대승처럼 발한 사단에 선도 있고 불선도 있다는 것이 아닙니다.
1-2. "사단의 발함도 절도에 맞지 않을 때가 있으니 진실로 다 선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는 주장을 기대승은 더 이상하지 않습니다.
2. 이가 발하고 기가 이에 온전히 순응하는 정만이 사단입니다. 사단이 불선으로 흐르게 되면 그러한 정에 사단이라는 명칭을 부여할 수 없다. 발할 즈음에 칠정에는 불선함이 없습니다. 이후 이러한 칠정이 이의 주재를 더 이상 받지 못하면 불선한 것이 됩니다. ‘사단도 칠정도 아닌 정’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셨는데 어떤 종류의 정을 두고 이 용어를 사용하셨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3. 이이는 주희의 주장인 성발위정을 받아들입니다. 그런데 성발위정을 이황처럼 성이 스스로 발하여 정을 드러낸다는 주장으로 해석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주희 또한 이런 식으로 성발위정을 설명하지 않습니다. 이이에 의하면, 성발위정은 마음이 성을 운용하여 정으로 드러내는 현상을 표현하는 주장입니다. 그리고 의 또한 마음의 작용입니다. 그런데 이황의 지지자들은 이기호발설에 입각하여 정을 성의 직접적 작용의 산물로 보고, 의를 마음의 작용의 산물로 규정합니다. 요컨대 정과 의는 다른 두 작용의 산물이라는 것입니다. 이이가 이황의 지지자들이 주장하는 ‘성발위정, 심발위의'에 대해 비판한 것이 바로 이러한 입장입니다.
▒▒▒▒▒▒ [이정희 회원님의 글] ▒▒▒▒▒▒
1-1. 이황의 사단은 순수지선한 정으로 기는 이가 발한 것에 따르기만 할 뿐, 어떠한 영향을 주지 않아 선하지 않은 것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근데, 이와 관련해서 한 질문자께서 '사단은 리가 발하고 기가 그것을 따르니, 본래 순선하고 악이 없지만 리가 발한 것이 완수되지 못하고 기에 가려지면 불선이 된다. 칠정은 기가 발하고 리가 그것을 타니 역시 불선함이 없지만 기가 발한 것이 중절하지 못하여 리를 멸하게 되면 악이 되는 것이다'의 구절에 대해서 첫 번째 문장이 사단이 가선가악의 특징을 갖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질문을 하셨을 때 답변으로 '사단에도 불선이 있다'는 기대승의 주장을 이황이 일정 정도 수용한 결과로 사단에도 기가 있으므로 이 기가 리에 숭응하지 않고 리를 가리게 되면 사단이 불선한 정으로 변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이는 앞서 말했던 '사단은 선하지 않는 것이 없는 순수지선한 정이다'라는 주장을 뒤엎는 답변인데, 그렇다면 사단을 순수지선한 정으로 개념을 암기해야 하는지, 기가 있으니 불선한 정으로 변할 수 있는 가선가악한 정으로 개념을 암기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또 어떤 답변에서는 "사단의 발함도 절도에 맞지 않을 때가 있으니 진실로 다 선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는 기대승의 주장은 이황의 비판을 받게 되고 이후 기대승은 더 이상 이 주장을 하지 않았다고 하기도 하셔서 헷갈립니다. 만약 이황이 사단도 불선이 될 수 있다 주장한 것이 맞다는 답변이 맞다면 다른 답변에서 같은 주장을 한 기대승의 주장이 이황에게 비판을 받았다고 하신 것과 모순이 되는 것 아닌가요...? 기대승이 말한 사단의 발함도 절도에 맞지 않으면 선하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도 이황이 수용하게 되어야 이황 역시 기가 발한 것이 중절하지 못하여 리를 멸하게 되면 사단이 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게 되는 것이니까요...
1-2. 그리고 만약 1-1 질문에서 이황이 사단을 불선한 정으로 변할 수 있는 정으로 보는 것이 맞다면 사덕의 성이 발했다는 점, 발한 것이 절도에 맞지 않으면 악이 되기도 한다는 점이 모두 기대승의 사단과 칠정의 공통점이 되는데, 이러면 사단을 절도에 맞는 선한 칠정의 별칭이라고 할 수 없는 것 아닌가요? 기대승이 사단과 칠정을 구분하지 않기는 했어도 칠정 중에서도 선한 칠정으로 사단이라는 별칭을 붙이려면 일반 칠정하고는 무언가가 달라야 할 것 같은데 그럴 수 있는 요소가 사라진 것 아닌가 싶습니다..
2. 이황은 사단과 칠정 모두 정이긴 하다고 인정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칠정이 본래 선하나 악으로 흐르기 쉬운 정으로, 리의 주재 여부에 따라 선악이 결정되는 것이라고 알고있습니다. 이때 사단과 칠정을 구분하려면 본래 선한 칠정은 순수지선한 정인 사단과 별개의 것이어야 할텐데(이를 같은 것으로 보게 된다면 기대승의 주장과 다르지 않으므로), 그렇게 된다면 정이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 [사단, 칠정, 정]이 있고, 이를 더 쪼개 보면 [사단(순수지선한 정인 사단, 기가 이에 순응하지 않아 불선한 정으로 변한 사단 ), 칠정(본래 선한 정인 칠정, 리의 주재가 없어 악해진 정인 칠정), 사단도 칠정도 아닌 다른 정] 이렇게 되는 것으로 이해해도 될 지 궁금합니다.
→ 1번의 답변을 듣지 못하였으나, 우선 사단이 불선한 정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1-2와 2 질문 모두 1-1번의 대답으로 '사단이 불선한 정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 잘못된 것이며, 사단은 순수지선한 정만 가능하다가 된다면 해결될 질문이나, 만약 '사단이 불선한 정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 맞다고 가정할 경우엔 해결되지 않을 질문이라 함께 첨부합니다...!
3. 이이의 '심성정의일로서'이 이황의 '이기호발'을 비판하기 위한 주장으로 보입니다. 그 중에서도 '성발위정, 심발위의'를 비판했다는 것을 '성발위정은 리발을, 심발위의는 기발을 주장하는 것이므로 마음에 두 근원과 두 작용이 생기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안되는 것이지 성발위정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기질지성이 발하는(기발) 성발위정(주희 버전)은 찬성이다' 이렇게 이해해도 괜찮을까요?
또한 성발위정을 반대하고 심발위의를 반대한다 라기보다는 성발위정과 심발위의를 같이 주장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것으로 이해했는데, 이게 아니라 성발위정과 심발위의 모두 반대한다는 것일까요? 심발위의를 이이가 반대하는 것을 잘 모르겠어서요ㅠㅠㅠ 심발위의가 '심이 발한 것이 의이다.' 인데 이것도 심이 발한 작용을 한 것이 의이니까 마음의 작용이지 않나요...? 이것도 반대했나요...?
너무 길어서 죄송해요ㅠㅠㅠㅠ항상 강의 너무 잘 듣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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